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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에요, 제 이름 한 번만 불러주세요.”
2022년 4월 2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기자가 들은 환호성입니다. 팬심이 향한 곳은 가위손, 배트맨,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감독으로 유명한 ‘팀 버튼’. 그가 10년 만에 서울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우주선에 돌아온 괴짜 감독
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THE WORLD OF Tim Burton’을 기념하고자 팀 버튼이 방한했습니다. 유년 시절을 포함해 영화감독으로서 농축된 그의 상상력이 펼쳐진 전시회죠. 이 행사는 2009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처음 대중을 만난 후 뉴욕현대미술관 사상 ‘파블로 피카소 전’과 ‘앙리 마티스 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관객 수를 기록했습니다.
‘2022 팀 버튼 특별전’은 2012년에 이어 서울을 다시 찾았습니다. 올해 9월 12일까지 DDP에서 그의 머릿속을 엿볼 수 있죠. 한 도시에서 한 번 이상 전시를 열지 않는 아티스트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른데요. 그는 “평소 영감을 준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유작인 DDP에서의 전시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DDP에 대한 찬사를 표했습니다. 우주선을 닮은 내부를 돌아다니며 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끔 작품들을 배치했다고 하네요.
팀 버튼에게 직접 들은 2가지 포인트
팀 버튼이 강조한 관람 포인트는 2가지입니다. 첫째, 팀 버튼과 친해질 수 있는 10개의 테마. ‘시골에서 자란 어린 시절, 대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 영화 기획 과정’ 등을 담은 테마를 감상하니 내적 친밀감이 높아진 기분이 들더군요.
“창작 활동의 시작과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한 흐름’안에서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둘째, 아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전시회. 팀 버튼은 “이번 특별전이 아이들로 하여금 ‘나도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스케치, 회화, 데셍, 영화 캐릭터 모델’ 등 총 520여 점의 작품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자극하죠. 영감을 기록한 호텔 메모지와 식당 냅킨 등은 언제든지 창작에 접근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팀 버튼과 영화 사이 불가분의 관계 때문일까요? 각양각색의 전시물 중에서도 영화 관련 작품들이 눈길을 끌더군요. 예컨대 유령신부의 피규어부터 아이디어 스케치 그림 등 한 가지 캐릭터를 다양한 콘텐츠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관람 전 그의 작품을 다시 감상한다면 더욱 이해가 빠를 겁니다. 크레파스로 칠한 듯한 조커 그림은 영화에서 마주했을 때만큼이나 섬뜩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꼭 한 번 보는 걸 추천합니다.
대체 불가능한 비주얼리스트
팀 버튼에게 영화란 삐딱한 상상력을 표출할 수 있는 예술 창구입니다. 그만의 영화 스타일을 ‘버트네스크’라고 하죠. 작품 중에는 일상적인 소재를 비틀어 비정상적으로 표현한 것이 많습니다. 디즈니 근무 시절 프랑켄슈타인을 닮은 강아지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프랑켄 위니’를 그리며 자신만의 시각을 고수했죠.
버트네스크를 담기에는 디즈니의 그릇이 작았던 걸까요?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듣던 팀 버튼에게는 퇴사가 정답이었습니다. 회사를 나와 제한이 풀리자 그의 상상력은 더욱 풍부해집니다. 가위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유령신부 등 기괴한 명작들로 전 세계 영화판을 놀라게 했죠.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비주얼로 승부했기에 특별했습니다. 그는 애니메이터 출신 영화감독으로서 시각 예술에 필요한 요소를 모두 통제했는데요. ‘컬러, 빛, 리듬’을 레고 블록처럼 조립할 수 있는 비주얼리스트가 당시 영화판에 흔치 않은 상황. 팀 버튼은 미장센*을 지배하는 비주얼 황제로 등극했습니다.
*미장센: 연출자가 영화, 연극의 시각적 요소를 배열하는 방식
10년마다 감독이 교체된 배트맨 시리즈에서도 팀 버튼의 연출작은 가히 독보적입니다. 원작에 없던 설정을 집어넣고 미술적 상상력을 덧칠했죠. 기괴한 모습 때문에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공원 지하로 떠내려간 악당, 사회부적응자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한 대니 드비토의 펭귄맨이 대표적입니다. 팀 버튼이 의도한 펭귄맨의 패션이 특별한 시각적 감흥을 자극했습니다.
팀 버튼의 고담시는 맷 리브스, 크리스토퍼 놀란의 고담시와는 다릅니다. 빛 사용을 철저하게 통제한 결과인데요. 빛과 그림자를 대비시킨 영상 속 도시는 어딘지 모르게 환상적인 이미지를 자랑합니다. 팀 버튼의 삐딱한 상상력은 기존 히어로들과 달리 어둠이 익숙한 배트맨의 특성을 표현하기에도 적합했죠.
디즈니와 할리우드는 “이런 것도 팔리는 구나!”라며 팀 버튼에게 러브콜을 보냈습니다. 대중은 “이런 작품을 기다렸어요!”라며 찬사를 던졌죠. 기괴한 장식과 우울한 분위기를 풍기는 팀 버튼의 필모그래피는 명랑한 세계를 추앙한 당시 미국 대중문화에 전에 없던 장르를 제시했습니다.
팬덤이 두터운 콘텐츠는 오랜 수명을 지닙니다. 영화에 환상적인 분위기를 구현하는 미장센, 수십 년간 반복된 일관성이 팀 버튼이란 이름 석 자를 브랜드로 만들었죠.
비즈니스가 된 어둠
우울과 몽상을 주제로 기묘한 캐릭터와 충격적인 영화 문법을 창조한 팀 버튼. 그는 일평생 현대 사회가 꺼리는 감정을 시각화했던 ‘언더독*’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아웃사이더를 그리고 있죠. 다수가 꺼리는 대상을 포착해 세련된 비주얼로 표현하며 세간의 편견과 맞붙습니다. 사람들이 팀 버튼의 영화를 보며 우울과 몽상을 긍정하는 이유입니다.
*언더독: 스포츠에서 열세에 처한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
존재 자체가 뒷배
팀 버튼은 1958년생입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죠. 그 사이 본인만의 영화 세계를 타협 없이 구축하는 비주얼리스트 후배들이 치고 올라왔습니다. 자잘한 미장센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웨스 앤더슨, 동화적인 분위기로 파리 몽마르트 카페를 그려낸 장 피에르 죄네 등 저력 있는 영화인들이 그의 바톤을 이어 받는 분위기입니다.
수십 년간 상업영화판에 몸담고 있기에 팀 버튼은 더 이상 타협 없이 독창성을 표현하는 작업에 나서진 못하고 있습니다. 영화도 비즈니스니까요. 앞서 언급했듯 후배들이 걷는 비주얼 중심 필모그래피는 팀 버튼이란 초석이 있기에 가능했고 대중은 이런 장르를 원합니다.
사실에서 환상을 발견해 콘텐츠를 던지는 팀 버튼의 상상력이 변하지 않길 바랍니다. 팬들이 노년의 거장 감독에게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작품이 아니라 그가 연출하는 전무후무한 이미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글 이한규·김정년
출처 : 바이브랜드(buybran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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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규림 (070-7775-9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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