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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AI 전환 본격화… 혁신 폭은 제한적” [2026 ICT 산업 진단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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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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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에이전시가 진단한 AX 현주소 “혁신보다 생존과 효율”
ICT 산업이 유례없는 변곡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디지털 인사이트>가 국내 ICT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2026년의 향방을 가늠해보고자 합니다. 시장의 최전방에서 다양한 기업의 디지털 전략을 수립, 구현해 온 1세대 디지털 에이전시들의 목소리를 통해 AI 전환과 디지털 경험 설계의 현주소를 짚고, 나아가 격변하는 시장 속에서 기업과 실무자들이 갖춰야 할 진짜 경쟁력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AI 전환. 지난 2~3년 간 국내 산업을 지배 중인 화두입니다. ICT 산업도 마찬가지. 기업의 웹사이트와 앱은 물론이고, 사내용 챗봇이나 검색 서비스, 협업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AI가 투입되지 않은 영역을 찾기 어렵습니다.
산업군을 막론하고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는 AI 전환. 이 흐름을 가장 빠르고 예민하게 감지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디지털 에이전시입니다. 이에 <디지털 인사이트>가 1세대 디지털 에이전시 세 곳을 만났습니다. 더크림유니언, 이모션글로벌, 플립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수십 년 간 금융, 공공, 제조 등 다양한 산업 현장의 최전선에서 기업의 디지털 전략을 설계하고 운영해 온 회사인데요.
[2026 ICT 산업 진단] 첫 번째 시리즈에선 국내 기업의 AI 전환 현주소를 살펴봅니다. 디지털 에이전시의 시각에서 클라이언트, 즉 국내 기업들이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AI 전환에 대한 주된 오해는 무엇이며, AI가 실무자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살펴봅니다.
2025년, AI 전환 본격화된 한 해
Q. 2025년, 예상과 달랐던 시장 변화는?
A. AI 전환 생각보다 빨랐다. 하지만 경기 침체 여파로 혁신의 폭은 제한적이었다.
AI에 대한 기업의 태도가 지난해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고 에이전시들은 입을 모읍니다. AI가 디지털 프로젝트의 주체로 거듭난 건데요. 특히 주목할 점은 AI 전환이 혁신 기조가 아닌 ‘인력 축소’와 ‘단가 압박’이라는 현실적인 생존 전략과 맞물려 진행됐다는 점입니다.
먼저 지난해 가장 예상치 못했던 변화가 무엇이었는지 물었습니다. 종합 디지털 서비스 기업 이모션글로벌의 안지현 전략부문 실장은 “AI를 대하는 기업의 태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바뀌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해는 단순한 AI 크리에이팅 시대를 넘어, 기업과 서비스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AI 트랜스포메이션’의 본격적인 원년이었습니다. AI를 제외하고는 비즈니스 논의를 시작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퍼졌죠. 브랜드 경험, 고객 경험, 운영 프로세스, 내부 의사결정 체계까지 AI가 한정된 영역을 지원하는 보조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체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주체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안지현 이모션글로벌 전략부문 실장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더크림유니언에서 AX Lab을 이끌고 있는 정재용 랩장은 트렌드 전환의 가속화를 가장 큰 변화로 꼽았습니다.
“과거 약 6개월 단위로 일어나던 트렌드 변화가 지난해 들어 3개월 단위로 단축됐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빠르게 등장해 고객 경험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정착한 한 해였습니다. 특히 AI 도입에 대한 기대가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 실제 업무와 비즈니스 구조를 바꾸는 AI 전 단계로 빠르게 이동했다는 점이 눈에 주목할 만합니다.”
정재용 더크림유니언 AX Lab 랩장

이러한 흐름은 정부의 기조와도 맞닿아 있는데요. 정 랩장은 “정부는 전략기술 중심으로의 전환과 실행 및 실증 중심의 R&D를 추진 중”이라며 2025년을 시장과 정책이 동시에 같은 방향을 바라보기 시작한 시점으로 평가했습니다.
산업 전반을 덮친 극심한 경기 침체도 공통적으로 언급된 키워드입니다. 오성수 이모션글로벌 컨설팅부문 부문장은 “프로젝트 수주 과정에서 AI를 전제로 한 투입 인력 축소 요구가 사실상 기본 조건처럼 따라붙기 시작했다”고 회고했습니다. 국내 산업계가 AI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죠.
“프로젝트 일감은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단가 압박이 이전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비딩 과정에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커졌고, 제안의 완성도나 차별성이 충분하더라도 단가가 맞지 않으면 선택받기 어려운 구조가 됐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AI도 단순히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프로젝트 인력을 줄이는 수단으로 논의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성수 이모션글로벌 컨설팅부문 부문장
이런 까닭에요. 대규모 구축 프로젝트보다는 단계적인 개선 프로젝트에 집중한 기업이 많았습니다. 종합 디지털 에이전시 플립커뮤니케이션즈의 박정문 DM그룹 그룹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기술 도입에 대한 의사는 있으나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레거시 시스템의 현대화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켰습니다. 전사적 대규모 혁신보다는 단계적인 개선을 선호하는 시장이었죠.”
박정문 플립커뮤니케이션즈 DM그룹 그룹장
도입에 그치면 안돼… AI 효과에 집중한 산업
Q. AI에 대한 기업의 태도는 어떻게 달라졌나?
A. 예전보다 성숙해졌다. ‘AI로 이런 거 해결할 수 있어요?’ 묻기 시작했다.
AI가 몰고 온 변화, 더 자세히 들었습니다. 2025년 AI에 대한 기업들의 태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오성수 이모션글로벌 부문장은 ‘실효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를 꼽습니다.
“AI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태도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초기에는 ‘AI를 도입해야 한다’ ‘우리도 뭔가 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다’와 같이 대세를 쫓아 도입하는 수준에 그쳤다면요. 이제는 ‘이걸 도입하면 실제로 어떤 업무가 줄어드는가’ ‘운영 인력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 ‘고객 경험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가 늘어났습니다.”
오성수 이모션글로벌 부문장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변화는 AI 단독 프로젝트가 이전에 비해 감소했다는 점인데요. 오성수 부문장은 이를 두고 “AI에 대한 기업들의 시선이 훨씬 현실적이고 성숙해졌음을 의미한다”며 “단독으로 존재하는 AI 기능 하나보다, 기존 시스템과 운영 흐름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는 기업이 늘었다”고 전합니다.
더크림유니언의 정재용 랩장도 비슷한 변화를 감지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기업이 AI에 기대하는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시간과 경쟁력의 실질적인 개선이라고요.
“지난 1년간 클라이언트의 요구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플랫폼 구축이나 홈페이지 중심의 요구보다는 AI를 통해 실질적인 업무 혁신과 경쟁력 향상을 요구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어요. 정부 과제 기준으로 보더라도 AI 기반 혁신 요구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전환 단계가 본격화됐다고 생각합니다.”
정재용 더크림유니언 랩장
박정문 플립커뮤니케이션즈 그룹장도 “AI 전환 프로젝트가 시작된 2024년과 비교해 구체화된 AI와 서비스 접점 활용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며 “무엇이 가능한가보다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 늘어났다”고 전했습니다.
여전히 오해 만연 “AI, 요술 지팡이 아냐“
Q. AI를 둘러싼 오해가 있다면?
A. AI 도입하는 것만으로 뭐든 다 해결되는 줄 안다. 데이터 많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다.

기술에 대한 기대감은 구체화됐지만 구현 과정에 대한 이해도는 여전히 괴리가 있습니다. AI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공통된 오해를 묻자 세 에이전시 모두 “AI를 만능 솔루션으로 여기는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플립커뮤니케이션즈의 박정문 그룹장은 “많은 기업이 최소한의 준비만으로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며 “AI 프로젝트는 일정 품질 이상의 데이터와 프로세스 정비, 운영 역량이 마련된 상태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데이터가 많다고 성과가 자연히 따라오는 것도 아닙니다. 정재용 더크림유니언 랩장은 “AI 프로젝트에서 가장 흔한 오해는 데이터 양이 많을수록 성과가 난다는 인식”이라고 말합니다.
“데이터 양만큼 중요한 게 의미 있는 데이터의 선별입니다. AI 모델을 만드는 것과 기업의 맥락과 정보 구조 안에서 실제 활용 가능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I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클라이언트의 도메인 전문가가 프로젝트 과정에 직접 참여해 판단하고 조율하는 구조를 갖추었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재용 더크림유니언 랩장
이모션글로벌의 안지현 실장도 “AI를 만능 솔루션으로 여기며 문제가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 태도가 여전히 만연하다”고 전합니다.
“AI의 결과와 신뢰도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AI는 요술 지팡이가 아니니까요. 업무 기준과 운영 방식은 그대로인데 AI만 얹는다고 극적인 효과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기술적 한계에 대한 이해와 목적, 데이터, 프로세스가 준비돼야 비로소 성과를 낼 수 있어요.”
안지현 이모션글로벌 실장
안지현 실장은 또한 “AI를 단순한 인력 절감 수단으로만 보는 시각도 많다”며 “이 경우 판단 보조, 품질 안정화, 운영 일관성 같은 중요한 가치를 놓치게 된다. 실무에서 보면 AI의 효과는 사람의 대체보다 사람의 판단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돕는 데서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AI가 일의 무게중심을 이동시켰다
Q. 실무자의 일하는 방식도 바뀌었나?
A. AI는 필수. 인간의 역할은 실행자에서 판단자로 바뀌고 있다.

이제까지 살펴본 대규모 ICT 프로젝트와 별개로, AI는 일하는 모습도 크게 바꾸었습니다. 초안 작성부터 자료 검색, 이미지 생성까지 많은 업무가 AI로 대체되고 있는데요.
플립커뮤니케이션즈의 박정문 그룹장은 “AI로 인해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작업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며 “지금은 자료 조사 등의 보조 도구를 넘어 의사결정 과정의 참고 파트너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실무자의 역할도 바뀌고 있습니다. 안지현 이모션글로벌 실장은 AI가 일의 성격을 바꾸고 있다며 “실무자의 역할이 단순 실행자에서 판단자 내지는 설계자에 가까운 역할로 이동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업무의 상당 부분이 AI 도구로 대체됐다는 점입니다. 그 대신 무엇을 자동화할지, 어디까지 기계에 맡기고 어디서부터 사람이 개입해야 할지 판단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요컨대 AI는 일을 줄여 줬다기보다, 일의 중심을 이동시켰다고 보는 게 타당해보입니다.”
안지현 이모션글로벌 실장
정재용 더크림유니언 랩장은 “AI를 활용한 질의, 의도 검색, 맥락 기반 지식 확장이 일상적인 업무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AI라는 ‘공동의 전문가’를 효과적으로 조율하고 지휘하는 AI 기획자와 리더에 대한 요구가 늘었다는 시각을 덧붙였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는데요. 업무 환경이 AI로 재편되는 상황이 주니어 인력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초안 작성이나 데이터 정리 같은 단순 반복 업무가 신입·주니어의 주요 과제였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실무 역량을 기를 수 있었지만요. 그 역할을 AI가 대신하면서 주니어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사라져버린 겁니다.
오성수 이모션글로벌 부문장은 “AI 환경에서 주니어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하고, 어떤 방식으로 판단 역량과 문제 구조화 능력을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졌다. 주니어를 소모적인 실행 인력이 아니라, 미래의 핵심 인력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 다시 말해 초급자의 역할과 경험 축적의 단계를 전제로 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025년은 AI 전환이 본격화된 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AI가 단순한 보조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체 구조를 설계하는 ‘주체’가 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그 혁신의 폭은 경기 침체의 여파로 다소 제한됐는데요. 기업들은 대규모 리뉴얼보다는 단계적인 개선을 꾀했으며 디지털 프로젝트 입찰 과정에서도 단가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특히 AI를 활용해 노골적으로 비용을 줄이려는 기업이 많아졌습니다.
AI는 디지털 프로젝트의 양상만 바꾼 것이 아닙니다. 이미 대부분의 단순 반복 작업은 AI로 대체된 상황이고요. 이 과정에서 실무자의 역할은 설계자이자 의사결정권자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AI를 ‘요술 지팡이’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은 바로잡아야 할 인식입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오는 20일 발행되는 [2026 ICT 산업 진단] 시리즈 2편에선 2026년을 내다봅니다. 1세대 에이전시들은 올해 디지털 프로젝트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OO OO’을 꼽았는데요. 그게 과연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제작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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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도연 (070-7775-9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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