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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AI 에이전트’ 선보인 노션이 한국 시장에서 꾀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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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션, ‘생산성 툴’에서 ‘AI 전환 툴’로 변화… 기업의 AI 전환 지원

    노션은 AI 시대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툴입니다.

     

    지난해 말 노션(Notion)의 첫 국내 오프라인 행사 ‘카페 노션’ 현장에서 만난 박대성 노션코리아 지사장이 한 말입니다. 노션은 전 세계 1억 명 이상이 쓰는 글로벌 올인원 워크스페이스 플랫폼으로 문서 작성, 지식 관리, 프로젝트 관리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노션은 당시 AI 기능을 막 출시한 시점이었음에도 AI 시대에 큰 자신감을 보였는데요.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였습니다. 하나는 양질의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레고와 같은 모듈형 인터페이스를 갖췄다는 점입니다. 박대성 지사장은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챗GPT와 같은 챗봇 형태의 서비스가 실무에서 사용하기에 최적의 형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과물을 표현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노션에는 문서 작성과 관련된 다양한 기능이 이미 존재해요. 


    예를 들어 ‘올해 회사에서 작성한 100개의 문서를 항목별로 요약한 뒤 그래프와 차트를 삽입하고, 특정 부분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쳐 보기 좋게 정리해달라’는 요청을 했을 때, 챗GPT로는 어렵지만 노션에서는 표현이 가능할 겁니다. 차트, 형광펜, 요약 기능 등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죠.


    박대성 노션코리아 지사장(지난해 카페 노션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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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션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션 3.0을 공식 출시했다(자료=노션)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노션의 AI 비전은 현실이 돼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23일 노션은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7년 만의 대규모 업데이트인 ‘노션 3.0’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발표의 핵심은 완전히 새롭게 거듭난 ‘AI 에이전트’였습니다.

     

    스스로 일하는 '노션 AI 에이전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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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션 3.0은 7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업데이트다(자료=노션)

     

    노션 3.0의 가장 큰 특징은 노션 AI가 ‘에이전트화’됐다는 점입니다. 노션에 따르면, 노션 3.0은 세계 최초의 지식 노동 전용 AI 에이전트입니다. 기존 노션 AI가 검색과 요약, 초안 작성 등 간단한 기능만 제공했다면, 이번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AI로 탈바꿈했다는 설명입니다.


    요컨대, 노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을 AI가 대신 해준다는 뜻인데요. 간담회 현장에서 진행된 노션 AI 에이전트 시연을 살펴보니 지난해 박대성 지사장이 말했던 비전이 상당 부분 실현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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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에서 노션이 AI 에이전트에 사용자 피드백 정리 문서 작업을 요청하는 모습(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시연에서는 특정 제품에 대한 사용자 피드백을 문서화하는 상황이 가상 시나리오로 제시됐습니다. 사용자 피드백은 보통 다양한 경로로 수집되는데요. 노션 AI 에이전트에 “사용자 피드백을 참고해 보고서를 만들어줘”라고 요청하자 노션에 연동된 슬랙 대화와 문서, 메일, 웹 페이지 등 다양한 출처에서 관련 내용을 모두 추출한 뒤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 한 편을 만듭니다. 보고서가 회사 양식과 맞지 않다면 ‘지침 설정’을 통해 자동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AI 에이전트는 노션의 핵심 기능인 데이터베이스도 제어합니다. 원하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세부 업무를 분류해 알맞은 담당자에게 배정하고, 필요한 차트와 수식까지 생성하는 일련의 작업이 한 두 번의 명령으로 실행됩니다. 기존이라면 수 시간이 걸릴 작업이 수 분으로 단축되는 셈입니다.


    아울러 오프라인 모드와 AI 미팅 노트를 비롯해, 기업 통합 검색, 노션 메일, 노션 캘린더 등 AI 기능 및 외부 확장성에 초점을 둔 굵직한 업데이트가 지난 1년간 이뤄졌습니다.


    새로운 AI 기능 출시도 예고됐는데요. 협업에 최적화된 ‘커스텀 에이전트(Custom Agent)’입니다. 아침마다 뉴스를 브리핑하는 ‘브리핑 봇’이나 서비스 오류를 잡는 ‘버그 카우보이’ 같은 커스텀 에이전트 400여 개가 현재 알파 테스트를 통해 제공되고 있고요. 사용자는 AI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범위를 세밀하게 조정, 보안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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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션 AI 에이전트는 크게 두 갈래로 구분된다. 개인 맞춤형 에이전트와 팀 협업에 최적화된 커스텀 에이전트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사실 이런 개별 기능 자체가 아주 새로운 건 아닙니다. 브리핑 봇이나 문서 작성 같은 건 챗GPT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죠. 관건은 ‘실무 환경에 얼마나 써먹기 좋은가’입니다.


    노션에 따르면, 노션 AI 에이전트는 지식 작업에 특화됐습니다. 크게 세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하나는 내 업무를 이해한다는 점입니다. 노션 3.0은 메일과 캘린더, 슬랙, 깃허브, 세일즈포스 등 다양한 툴을 MCP(멀티 커넥터 플랫폼) 기반으로 연결,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전체 업무 맥락을 파악하도록 했습니다.


    또 노션 AI는 동료와의 협업이 수월하며, 실제 작업 요청도 상대적으로 잘 수행합니다. 아무래도 채팅과 글쓰기, 이미지 생성 등에 국한된 시중 AI 서비스와 달리, 노션은 앞서 말한 맥락 이해에 더해 다양한 빌딩 블록이라는 특유의 유연한 UX를 갖추고 있어 실무 환경에 더 유용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날 퍼지 코스로우샤히(Fuzzy Khosrowshahi) CTO는 노션 3.0을 두고 “노션 역사상 가장 큰 도약 중 하나”로 평가하며 “기존 노션이 메모 앱이었다면 이제는 어엿한 팀원으로 거듭났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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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션 사용자 기준으로 서울은 단일 도시 기준 글로벌 최상위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사진은 (왼쪽부터)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존 헐리(John Hurley) 제품 마케팅 총괄, 퍼지 코스로우샤히(Fuzzy Khosrowshahi) 최고기술책임자(CTO), 박대성 한국 지사장(자료=노션)

     

    국내 기업의 AI 전환, 노션이 노리는 것 


    노션이 이러한 AI 에이전트 중심의 업데이트를 통해 꾀하는 건 기업의 AI 전환을 돕는 것입니다. 


    많은 기업이 AI 전환을 외치지만 성공한 사례는 드뭅니다. 지난 8월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기업의 95%가 AI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큰 난관은 ‘기업 환경 최적화’입니다. 보고서는 “챗GPT 같은 범용 툴은 개인 사용자에겐 유용하지만, 기업 워크플로우에 맞춰 학습하거나 적응하지 못해 현장에선 성과가 정체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바로 이 문제를 노션이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박대성 지사장은 “AI 전환을 선도 중인 기업의 대부분이 노션을 전사적으로 활용 중”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포브스 클라우드 100대 기업 중 90% 이상, 포브스 AI 기업 중 94% 이상이 노션을 쓰고 있으며, 여기에는 오픈AI와 앤트로픽, 캔바 등이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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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기업의 노션 도입 사례를 소개하는 박대성 지사장(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예컨대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노션으로 주간 리포트 작성을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노션을 지식 허브로 활용, 기업 내 중요한 정보를 다양한 부서에 빠르게 공유해 정확한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함입니다. 또 미국 핀테크 회사 램프(Ramp)는 부서별로 상이한 사스 서비스를 노션으로 통합해 툴 비용을 70% 이상 절감했으며, 미국 클라우드 회사 베르셀(Vercel)은 노션을 부서별로 커스터마이징해 제품 출시 속도를 35%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대성 지사장은 “노션은 실무자의 업무 상당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다”며 “분산된 데이터를 한 데 모으고, 이를 쉽게 검색한 뒤, 실제 작업도 한다. 이를 통해 실무자는 소모적인 반복 업무를 줄이고 전략 수립·협업·창의적 문제 해결 등 ‘진짜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션이 국내 시장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것도 AI 전환입니다. 특히 한국은 조직 내 사일로(조직과 정보의 파편화) 현상이 심각한 국가로 꼽힙니다. 노션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IT 기업의 지식관리시스템 도입률은 24%입니다. 글로벌 평균이 42%로, 미국(53%)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치입니다. 여기에 수직적인 의사 결정 체계가 더해져 업무 비효율이 큰 상황이죠.


    이에 지난 1년간 노션은 국내 기업 고객사 확보에 집중했으며, 다양한 기업이 노션을 전사 또는 부서별 업무 플랫폼으로 도입했습니다. 특히 박대성 지사장은 “디지털 전환에서 AI 전환까지 노션으로 실현한 GS건설”을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로 꼽았는데요. GS건설은 현장 근로자의 도시락 신청부터 회장님 보고까지 노션으로 통일, 큰 생산성 향상을 이뤄냈다는 설명입니다.


    이처럼 이번 대규모 업데이트는 노션의 정체성이 ‘생산성 툴’에서 ‘AI 전환 툴’로 바뀐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노션은 앞으로 기업의 AI 전환을 돕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인데요. 그 첫걸음인 AI 노션 에이전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