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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가 광고 만드는 시대? 광고인의 진짜 무기는 유머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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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수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 부집행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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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2일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 현장에 놓인 안내판. 유머감각을 발휘하는 것이 AI 광고 시대를 맞이하는 광고인의 자세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지난 8월 말 부산국제마케팅광고제(MAD STRAS) 현장. 전시장 한쪽에 세워진 안내판 앞에 발길이 멈추었습니다. 안내판에는 “AI는 코미디를 이길 수 없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정상수 MAD STARS 부집행위원장(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의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정 위원장은 저명한 광고인 하워드 고시지(Howard Gossage)의 “아무도 광고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재미있는 것만 보는데 때로 그게 광고다”라는 문장을 인용,“2024년의 AI는 유머 감각이 떨어집니다. 마케팅, 광고 전문가들은 타고난 코미디언이거든요. AI가 그들의 순발력과 센스를 따라잡지 못하죠”라며 광고에서 코미디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글귀가 눈길을 사로잡았던 건 이번 행사의 주제가 ‘AI 광고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광고 산업의 최전선에 생성형 AI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공유하는 자리에서 AI의 한계를 꼬집는 내용을 전면에 내걸다니요. 도발적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곡을 찌른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AI 광고 시대가 모두에게 반갑기만 한 건 아닙니다. 나보다 똑똑하고 효율적인 AI의 등장.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이 ‘코미디’라는 키워드 속에 광고인이 나아가야 할 길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요.


    정 위원장의 생각이 궁금해졌습니다. 행사장에서 그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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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에서 만난 정상수 부집행위원장.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정상수 위원장은 국내외 광고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37년차 광고 전문가다. 글로벌 광고대행사 ‘오길비 앤 매더’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부사장 출신이기도 하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광고와 코미디


    1층 전시장에 있는 안내판을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AI를 주제로 내건 행사에서 코미디를 강조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I 중요한 거 모르는 사람이 없죠. AI에 대한 최신 기술, 활용법 같은 이야기는 훌륭한 해외 연사진의 발표로 충분히 다루고 있으니, 전시장 한편에서는 또 다른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이 상황에서 우리 광고인들이 AI 만큼이나 코미디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광고에서 왜 코미디가 중요합니까?

    광고를 보게 만드는 데 코미디 만한 게 없어요. 업계에서는 광고의 기대수명을 2초로 봐요. 실제로는 2초도 안될 겁니다. 사람들은 빠르게 광고를 스캔하고 2초도 안돼 볼지 말지를 판단해요.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전략이 코미디입니다. 웃기거나 신선하거나 재밌는 영상에는 시선이 더 가기 마련이니까요. 하워드 고시지가 말한 “사람들은 재미있는 것만 보는데 때로 그게 광고다”라는 말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죠.


    광고계에서 코미디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나요?

    코미디의 종류는 다양하죠. 유머 감각 또는 센스라고 봐도 좋을 텐데요. 예컨대 이런 광고 보신적 있을 겁니다. 브랜드 소개 없이 웃긴 상황을 쭉 보여주다가 맨 마지막에 가서 “미안해요, 타이레놀이었어요”라는 식으로 브랜드를 밝히는 것이죠. 스토리든 연출이든, 음악이나 자막 또는 슬랩스틱 코미디든 뭐가 됐든 간에 다양한 방식으로 시청자의 예상을 비껴감으로써 코미디를 녹여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수많은 광고를 보셨을 텐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광고를 하나 꼽는다면?

    벨기에 콘돔 브랜드 자주(Zazoo)의 광고요. 2004년에 만들어진 거니 20년이 됐네요. 제품 기능을 자랑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인사이트를 잘 발굴해 45초짜리 광고 안에 녹인 점이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모두의 예상을 뒤집는 스토리텔링이 핵심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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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마트를 방문한 아빠와 아들. 아들이 카트에 사탕을 집어 넣자 아빠가 진열대로 돌려 놓는다. 실랑이가 이어지고 아들이 결국 폭발한다. 고함과 함께 식료품을 바닥으로 내던지는 아들의 행동에 손님들이 당황한다. 끔찍한 광경에 한숨을 내쉬는 아빠의 얼굴. 그 아래 문장 하나가 뜬다. “콘돔을 사용하세요(Use Condoms)”(자료=벨기에 콘돔 브랜드 자주(ZaZoo)의 콘돔 광고 ‘I Want Those Sweets!’)



    국내 광고 업계, 여유와 배짱 부족해


    국내 광고는 어떤 편인가요?

    유머 감각이 부족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비주얼적으로는 세련되고 멋지죠. 해외 로케이션도 가고 톱스타도 많이 쓰고요. 그런데 재미가 없어요. 장르별로 익숙한 기승전결이 존재해요. 자동차 광고를 떠올려 보세요. 멋진 주행 장면 같은 어떤 패턴이 정해져 있죠. 유머 감각은 찾기 힘들어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정말 포복절도할 만큼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갖춘 광고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광고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요. 하루는 공중파에 걸리는 TV 광고를 쭉 봤는데 대부분 멋진 연예인이 나오는 광고고, 유머 감각이 있는 건 10편 중 1편도 안됐던 것 같아요.


    브랜드마다 색깔이 다 다른데 코미디가 꼭 필요할까요?

    브랜드 성격상 코미디가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있겠죠. 하지만 광고에 코미디를 사용하면 언제나 효과를 봅니다. 무심했던 소비자의 마음을 쉽게 열 수 있기 때문이지요. 모든 광고에 코미디를 녹여낼 수는 없겠지만 그 누구도 심각하기만 한 세일즈맨에게서 물건을 사지는 않을 겁니다.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왜 국내 광고는 해외와 달리 재미가 없을까요?

    코미디를 광고에 넣을 여유, 배짱 같은 게 없어서 그래요. 비싼 돈 들여 고생해 만든 광고니까 이왕이면 멋지게 보여주고 싶은 거예요. ‘우리가 이걸 어떻게 만들었는데 코미디를 넣어?’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그건 광고 만든 쪽의 사정이고요. 재미가 없는데 소비자가 광고를 볼리 없죠.


    성과에 대한 조급함도 있다고 봐요. 지난 10여 년간 퍼포먼스 마케팅이 대세였잖아요. 광고를 론칭하자마자 정량적 성과가 높게 나오는, 소위 ‘터지는’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스토리 짜야 할 광고인들이 마케팅적 성과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광고에서 유머가 사라졌다고 생각해요. 사실 여기에는 국내 광고 산업이 재벌 기업 계열사 중심이라는 특수한 구조 탓도 있어요. 광고인들이야 재미있는 걸 만들고 싶어도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취향을 무시하기는 어렵겠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코미디에 의미가 있을까요?

    코미디라는 게 당장의 성과를 내지는 못해도 언젠가 브랜드를 떠올리게 만드는 역할을 해요. 일종의 브랜딩이죠. 그런 면에서 조금은 여유있고 어쩌면 사치스러울 수도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선 필요한 일이죠. 그래도 최근에는 다시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유머러스한 광고도 조금씩 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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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의 속도를 청룡열차에 빗댄 코레일의 26초짜리 광고. 정 위원장이 최근 재미있게 본 광고로 꼽았다. 기존 열차 광고의 진부함을 과감하게 부수면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예전에는 국내에도 이런 광고가 많았다. 소규모 인디 광고사가 많았기 때문. 그런데 지금은 싹 없어지고, 대기업 광고계열사가 국내 광고 물량의 절반 이상을 소화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AI 광고 시대, ‘크레이지한 아이디어’ 필요해


    생성형 AI 써보셨나요?

    그럼요.


    어떻던가요?

    스토리 기획안이나 리서치, 비주얼적인 크리에이티브쪽에는 쓸 만하다고 느꼈어요. 슬로건도 뽑아 봤는데요. 10개를 요청하면 8~9개는 식상하지만, 1~2개 정도는 표현이 조금 서툴더라도 내가 생각하지 않은 갈래의 아이디어를 담고 있어서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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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AI의 동영상 생성 AI 소라가 만든 장면. 연말까지 정식 버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자료=오픈AI)

     


    오픈AI가 동영상 생성형 AI ‘소라’를 출시한다고 하죠.

    저도 출시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처음 공개됐을 때 도쿄 거리를 걷는 여성 영상이 나왔잖아요. 나름대로 계산기를 두들겨 보니까 그 장면을 실제로 촬영하는 데 한 2억~3억원 들겠더라고요. 오픈AI가 몇 가지 오류들을 개선해 연말에 출시한다고 하니 얼마나 기술이 발전해 있을지 기대됩니다.


    유머 감각을 갖춘 AI도 언젠가는 나오지 않을까요?

    네,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람이 가만히 있을까요? 거기서 또 비틀고, 조롱하고 뭐 그렇게 대응할 수 있겠죠. 사실 코미디의 본질은 속이기, 거짓말이거든요. 사람이 가장 잘하는 일이죠.


    AI 광고 시대에 광고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AI가 많은 걸 해줄 거예요. 리서치, 스토리보드, 피치덱, 영상 제작 등. 지금까지 유머 감각 이야기를 쭉 했는데요. 결국 광고인들이 원래 하던 일을 다시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이야기를 창작하고 만드는 일이요. 스토리텔러, 드리머(꿈꾸는 사람), 돈키호테, 크레이지한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이 다시 각광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버 같은 1인 크리에이터분들이 이런 걸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성 광고사들도 창의력은 충분해요. 배짱을 가져야 합니다.


    직장인이 배짱 부리기가 쉽지는 않을 텐데…

    그렇긴 하죠. 그런데 강약약강이라고, 클라이언트 상대로 내가 깡있게 나가면 ‘저게 뭐 믿는 게 있어서 저러나?’ 싶어서 상대가 수그러들기도 해요(웃음).


    마지막으로 다시 코미디 질문입니다. 코미디를 광고에 녹여낼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품격을 유지해야 합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열기 위해 수준이 낮은 개그나 유머를 광고에 차용하면 브랜드 이미지에 도움이 될 수 없으니까요. 수준이 떨어지지 않도록 코미디의 격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광고에 사용하는 모든 수단은 결국 브랜드 빌딩에 도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제작 장준영

    출처: 디지털 인사이트(DIGITAL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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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진희 (070-7775-9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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