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략
    이노션이 초대형 디지털 옥외광고에 ‘청동용’을 띄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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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중순입니다. 서울 명동 한복판에 거대한 ‘청동용’이 등장했습니다. 물론 진짜 청동용은 아니고요.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을 둘러싼 농구장 3개 크기의 초대형 스크린 ‘신세계스퀘어’에 송출된 디지털 옥외광고(DOOH)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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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션이 지난달 명동 신세계백화점 초대형 디지털 옥외광고를 통해 ‘청동용’과 ‘타임리스 모먼트’ 두 개의 광고를 송출했다(자료=이노션)

     

     

    이번 초대형 DOOH를 기획한 건 현대차 계열 종합광고대행사 이노션입니다. 이노션은 신세계스퀘어에서 총 두 가지 광고를 진행했는데요. 하나는 국가유산청 및 문화유산기술연구소와 협업한 ‘청동용’으로,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 중건 당시 경회루 연못에 놓여 있던 청동용을 3D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복원한 작품이고요. 또 하나는 ‘타임리스 모먼트’입니다. 대한민국 최초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의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작된 작품인데, 매시 정각마다 시간을 알려주는 시보 콘텐츠로 진행됐습니다.


    두 광고 모두 기획부터 제작, 송출, 운영까지 이노션이 담당했습니다. 이노션은 보도를 통해 캠페인 기간 동안 약 100만명이 신세계스퀘어를 방문한 것으로 추산했고요. 김재필 이노션 MX본부장은 “단순 상업용 콘텐츠를 넘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DOOH 기반 도시 브랜딩을 강화할 것”이라며 기획 의도가 도시 브랜딩에 있음을 밝혔습니다.


    이번 소식을 접하고서 든 궁금증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초대형 DOOH의 효용입니다. 얼핏 봐도 이번 프로젝트에 든 제작 비용은 어마어마해 보입니다. 디지털 마케팅이 소위 ‘대세’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야외서 진행되는 DOOH가 그만한 투자비를 회수할 만큼 효과가 있을까요? 심지어 이노션은 돈 되는 상업 광고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배짱’ 뒤에 숨은 의도가 궁금했습니다.


    두 번째 의문은 ‘100만명’이라는 숫자가 어떻게 도출됐는지입니다. 구글, SNS 등 디지털 광고와 달리 간판이나 건물 외벽, 버스 등 옥외광고 지면은 여전히 정량적인 성과 측정이 어려운 영역이라고 들었거든요. 이노션은 어떤 방식으로 DOOH의 ‘숫자’를 측정하고 있을까요?


    이런 궁금증은 직접 물어야 해소되겠죠. 이노션 MX 비즈니스팀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국내 대표 종합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이 DOOH에 집중하는 이유와 전략을 물었고요. 이번 답변을 통해 국내 DOOH 시장의 현주소와 앞날에 대한 힌트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DOOH, 광고대행사의 새로운 수익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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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성장 중인 국내 DOOH 시장(자료=한국옥외광고센터 ‘2024 옥외광고통계’)


    이노션이 DOOH 사업에 집중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지만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국내 DOOH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인데요. 지난달 한국지방재정공제회 한국옥외광고센터가 발표한 ‘2024 옥외광고통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 DOOH 총 매출액은 약 1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2% 늘었습니다.


    이와 함께 전체 옥외광고 시장에서 DOOH가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 중으로, 지난 2017년에 17.5%였던 이 숫자가 현재는 35%를 넘겼습니다. 여러 옥외광고 분야 가운데 DOOH가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이라는 뜻이죠.


    DOOH 시장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궤를 함께 했습니다. 약 10년 전 광고대행업 이외의 지속적인 수익화 방안을 고민하던 굵직한 대형 종합광고대행사들이 진출하기 시작했고요. 이노션도 2013년 DOOH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습니다.


    이번에 명동에 설치된 광고는 초대형 DOOH로 분류됩니다. 이 시장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함께 열렸습니다. 2016년 옥외광고 규제를 대폭 완화한 ‘1기 옥외자유표시구역’이 선정되면서 미국 타임스스퀘어와 같은 거대한 옥외광고 미디어가 삼성동 코엑스 등에 등장(연관 콘텐츠: 코엑스, 과연 제2의 타임스스퀘어가 됐을까?)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노션은 2023년 말 ‘2기 옥외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된 명동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스퀘어 사업을 수주하며 초대형 DOOH 시장에 진출합니다. 


    초대형 DOOH 사업은 단기간에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닙니다. 이노션은 2013년부터 DOOH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후 옥외자유표시구역을 통해 초대형 DOOH 시장이 열렸는데요. 이미 옥외광고 사업을 진행 중이던 이노션에 초대형 DOOH 사업은 매우 매력적인 기회였습니다.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매체 포트폴리오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판단해 지속적으로 진입을 시도했죠.

     

    - 이승현 이노션 MX비즈니스팀 팀장

     

    이노션은 현재 서울 내 유동 인구가 많고 소비력이 높은 지역(강남과 반포, 여의도, 명동)의 주요 미디어를 보유하고 있고요. 특히 자사가 처음 확보한 자유표시구역인 명동 신세계백화점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송출되는 ‘크리스마스 라이츠(Christmas Lights)’는 이제 시즌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고, 글로벌 광고주를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이번 ‘청동용’과 ‘타임리스 모먼트’도 이러한 이노션의 초대형 DOOH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입니다.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매체, DOOH


    이노션은 DOOH 사업으로 상업 광고를 적극 유치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듭니다. 더 뾰족한 타깃에게 접근할 수 있고, 노출 성과도 명확히 측정할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이 대세인 상황에서 DOOH에 돈을 쓰는 광고주가 얼마나 될까 하는 점인데요. 그 이유는 브랜드 마케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초대형 DOOH를 집행할 때 광고주는 다양한 요소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해당 매체가 유동 인구가 많고 소비력이 높은 타깃이 반복적으로 방문하는 지역인지, 상징적인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콘텐츠 체험을 통해 대중의 몰입과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지 등입니다. 이는 브랜드를 더 많은 이들의 무의식에 각인시키기 위한 브랜드 마케팅의 일종인데요.

     

     특히 이 같은 전략은 더 넓은 타깃에, 특정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하는 최상위 브랜드에 중요합니다. 이들이 뉴욕 타임스스퀘어, 영국 피카딜리 서커스, 한국의 자유표시구역 내 초대형 DOOH 미디어에 광고를 집행할 때 성과 수치와 함께, 미디어가 지닌 정성적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노션의 초대형 DOOH 전략은 명확합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SNS에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싶어지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노션에 따르면, 도시와 조화를 이루는 콘텐츠가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공개되는 신세계백화점 ‘크리스마스 라이츠’나 코로나 시기 삼성동 초대형 미디어에 상영돼 시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웨이브(Wave)’가 그 예입니다.


    이번 두 광고도 같은 목적으로 진행됐는데요. 건물 및 미디어사인 신세계와 광고사업자인 이노션은 신세계백화점이라는 공간의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 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청동용의 경우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문화재 콘텐츠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하여, 대중이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타임리스 모먼트 콘텐츠는 건물이 갖고 있는 헤리티지를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외형으로 표현해 시민들이 잠시라도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제작했죠. 그렇게 광고에 감동을 받은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그 순간을 공유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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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션은 도시 브랜드 광고를 통해 DOOH 지면 자체의 주목도를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주를 설득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자료=이노션)

     


    이쯤에서 드는 또 다른 의문은 왜 도시 브랜딩 광고인가 하는 점입니다. 상업 광고가 아니니 그 자체로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텐데 말이죠. 이노션이 도시 브랜딩 광고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건 미디어 자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이를 통해 향후 광고주 유치에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는 구상이죠.


    이 팀장은 “상업 광고와 도시 브랜딩을 분리해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광고로 도시 브랜딩에 기여하는 것은 미디어를 이슈화하고, 버즈를 일으켜 대중의 주목을 끄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는 미디어는 결국 광고주들이 찾는 미디어이며, 이는 미디어의 상업적 성공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노션의 DOOH 전략: TPO와 데이터


    DOOH는 기존 옥외광고와 비교해 장점이 많습니다. 디지털로 제작, 송출되는 만큼 더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광고 집행이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이노션은 DOOH의 하드웨어 특성(현실공간에 존재)과 소프트웨어 특성(디지털 콘텐츠)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강조하는 전략은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 즉 TPO에 집중한 콘텐츠인데요. 외부 API와 광고 소재를 연동해 실시간 환경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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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내리자 DOOH가 자동으로 바뀐다. 이노션이 K파이낸스에 날씨 연동 콘텐츠를 적용한 사례(자료=이노션)

     


    예컨대 특정 시간에 맞춰 광고 이벤트를 송출하거나, 패션쇼 중계 같은 브랜드 라이브 콘텐츠를 유튜브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띄울 수도 있습니다. 또 인근 디지털 매체와 동일한 광고를 동일 시간에 송출하는 ‘미디어 싱크(Media Sync)’도 기존 옥외광고에서는 불가능했던 기술이죠. 이처럼 DOOH의 차별화된 특성을 활용하면 시민의 주목도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고요. 이에 따라 강력한 광고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옥외광고에는 한 가지 치명적인 한계가 존재합니다. 바로 ‘숫자’입니다. 누가 얼마나 봤는지 손바닥 들여다 보듯 세세하게 알려주는 디지털 광고와 달리 정량적인 성과 측정 수단이 없다시피하다는 점은 광고주가 옥외광고 집행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는 DOOH라고 다르지 않은데요. 이노션은 다양한 기술과 파트너사 협력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옥외광고의 성과 측정은 이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플레이어(미디어, 광고주, 광고대행사, 노출 타깃)의 공통된 과제입니다. 기존 디지털 광고 시장(ROAS, ROI 등)이나 방송 광고 시장(시청률 등)처럼 확립된 성과 측정 방식이 없다는 점은, 옥외 미디어 집행을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입니다.


     이노션은 광고주가 구체적인 성과 측정을 요청할 경우, 통신사 기지국 데이터를 활용해 노출 가능한 타깃 수를 추정합니다. 이는 특정 시간대에 기지국에 접속한 인원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특정 통신사의 시장점유율(M/S) 가중치를 적용해 더욱 정확한 유동 인구 수를 산출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광고 노출도를 추정하고, 경쟁사의 옥외광고 지표와 비교하여 활용하고 있죠.  

     


    이밖에 AI 기반 카메라 비전 기술의 발전으로 올리브영 매장과 편의점 등에 설치된 TV(리테일 미디어)나 엘리베이터 TV(근접형 옥외 광고)에 더해서, 옥상이나 벽면 LED 광고의 경우에도 광고물을 직접 본 사람의 연령대와 성별을 분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 팀장은 “옥외광고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성과 측정 기준이 없기 때문에 조사 방식이나 시점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는 한계는 존재한다”면서도 “향후 프로그래머틱 시스템을 통한 자동화된 광고 구매가 시장에서 활성화될 경우, 미디어별 성과 지표가 집행의 주요 기준이 될 것이고, 이에 따라 DOOH의 성과 측정은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내외 DOOH 시장의 현주소는?


    이처럼 국내 DOOH 시장은 브랜드 마케팅 측면에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정부의 자유표시구역 시행 후 초대형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글로벌 브랜드까지 광고주로 진출한 상황이고요. 그 덕에 다른 옥외광고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노션 같은 거대 종합광고대행사가 DOOH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봤기 때문이죠.


    하지만 DOOH 시장의 확장을 위해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하나는 규제 완화고, 또 하나는 성과 측정의 고도화입니다. 이 팀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DOOH 시장이 더 크려면요. 우선 옥외광고 법규의 기조가 지금처럼 진흥 방식으로 유지돼야 합니다. 업계 차원에선 선진 옥외광고 기법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할 테고요. 또 초대형 미디어를 단순한 광고판이 아닌, 도시 문화와 브랜드 경험이 어우러지는 플랫폼으로 활용함으로써 DOOH의 가치를 더욱 높일 필요도 있습니다.


     성과 측정 방식의 고도화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광고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성과 분석이 가능해야 DOOH 시장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테니까요. AI 기반의 시청률 분석, 데이터 연동 광고 등 다양한 기술을 적극 도입해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업계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글로벌 DOOH 시장은 국내보다 성숙합니다. 글로벌 통계 조사 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DOOH 광고 매출액은 130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애플이나 메타 등 빅테크가 DOOH에 열심인데요. 특정 타깃에게만 집요하게 반복 노출되는 퍼포먼스 마케팅으로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성숙한 만큼 DOOH 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해주는 플랫폼도 여럿 존재한다고요.  


    국내도 이러한 변화의 초입에 서있는 듯합니다. 지난 수 년 간 마케팅 업계를 지배했던 ‘퍼포먼스 만능주의’에 한계를 느낀 광고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게 요즘 업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인데요. 과연 DOOH가 그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계속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작 장준영

    출처: 디지털 인사이트(DIGITAL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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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진희 (070-7775-9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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