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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미국의 거대 소비재 기업 P&G(The Procter & Gamble Company)는 50세 이상을 위한 치약을 출시했습니다. 치아 건강에 효과를 지닌 제품이었는데요. 시장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소비자들은 “도대체 왜 우리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치약이 필요한지 모르겠다”며 되레 성을 냈죠.
시니어(장·노년층)가 시장의 핵심 소비층이 된 지는 오래인데요. 은퇴 후 여유로운 삶을 즐기며 소비 활동에 적극적인 이들은 브랜드 입장에서 반드시 공략해야 할 큰손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에 다양한 시니어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앞서 소개한 P&G는 시니어 세대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마케팅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P&G는 고령화 사회를 맞아 시니어를 뾰족하게 타깃하는 전략을 펼쳤는데요. 문제는 제품에 ‘50세 이상’이라는 문구를 보란 듯이 삽입했다는 점입니다.
시니어는 시니어로 규정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삼성생명은퇴연구소에 따르면요. 국내 50~70대 장·노년층 10명 중 9명이 본인을 실제 나이보다 평균 9세 젊게 여긴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시니어용 치약’을 판매한다는 건, “당신은 늙어서 더이상 일반 치약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에요”라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타깃에 소구할 만한 제품을 제작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시니어의 심리를 간과한 게 독이 됐던 것이죠.
P&G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박혜진 TBWA코리아 시니어랩 국장은 “여전히 많은 기업이 시니어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에 기반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이것이 시니어 마케팅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합니다.
지난 4년간 시니어 세대를 연구하면서 내린 결론은 시니어 세대의 소비 욕구는 소위 MZ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에요. 시니어는 소비에 적극적이고, 성장 욕구가 있으며,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해요. 그러니 시니어를 ‘보살핌이 필요한 노인’으로 규정한 뒤 마케팅을 펼치면 대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거죠.
박혜진 TBWA코리아 시니어랩 국장
글로벌 광고대행사 TBWA코리아는 2020년부터 시니어 소비자 연구 조직 시니어랩을 운영합니다. 시니어 세대가 지닌 진짜 욕구를 찾고, 이에 기반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곳인데요. TBWA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매년 발간되는 심층 리포트의 일부를 살펴볼 수 있었고요. 이를 바탕으로 시니어 마케팅이 실패하는 이유와 효과적인 시니어 마케팅 전략을 정리했습니다.
시니어 절반이 ‘A세대’… “MZ세대처럼 대해야”
우선 대상을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기업이 공략하고 싶어하는 시니어, 그러니까 넉넉한 돈과 시간을 바탕으로 소비 활동에 열성적인 5064 소비자를 시니어랩은 ‘A세대’로 정의합니다.
기존 시니어 세대와 비교해 ‘에이스’적인 면모를 보이는 이들 A세대는 전체 5064 소비자의 약 절반(47%)을 차지합니다. 이들은 삶에 대한 자존감이 높고 역동적인 삶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그런 면에서 A세대는 MZ세대와 유사한 라이프스타일을 지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니어랩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생의 도전과 변화를 추구하는 편이다(53.9%)’ ‘미래를 걱정하기에 앞서 현재의 삶을 즐긴다(47.9%)’ ‘관심 있는 이슈에 대해 온라인 상에서 의사 표현을 한다(28.7%)’ 등 A세대의 인생관과 소비 성향은 MZ세대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니어랩이 분석한 A세대의 7대 욕구는 다음과 같은데요. 나이를 초월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고 싶은 욕구(Ageless), 가치 있는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욕구(Accomplished),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은 욕구(Autonomous), 자연스럽고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은 욕구(Attractive in my own way), 생기 가득한 삶을 살고 싶은 욕구(Alive), 경험을 인정받고, 사회적으로 존경·존중받고 싶은 욕구(Admired), 성숙하고 수준 높은 나만의 취향을 가지고 싶은 욕구(Advanced) 등입니다. 그러니 A세대를 단순히 ‘고연령 소비자’로 규정한 뒤 ‘노인을 위한 제품’으로 소구하는 건 잘못된 접근인 셈이죠.
A세대 타깃 전략①
A세대가 선망하는 이미지를 노리세요
A세대를 타깃하는 첫 번째 전략은 A세대가 선망하는 모습을 마케팅 전반에 녹여내는 것입니다. 예컨대 은퇴 후 무기력하게 살아갈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기반한 이미지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찾아 활기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광고에 표현함으로써 A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죠.
‘A세대가 선망하는 이미지’는 유튜브나 SNS에서 활동 중인 인기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모습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시니어랩이 최근 발간한 리포트에는 총 다섯 가지의 A세대 이상향이 정리되어 있는데요. 이중 몇 가지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은퇴 후에도 활기차게 살아간다. 집에 앉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건 옛말,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 원하는 삶을 꾸려 나간다.
2️⃣ 주도적인 삶을 살아간다. 연륜과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만의 철학을 삶 속에서 실천해 나간다.
3️⃣ 유쾌하다. 과거에 소위 ‘꼰대’ ‘엄근진’ 등의 단어로 묘사됐지만, 요즘의 A세대는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고 어울린다.

이 같은 모습을 광고에 녹여냈을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시니어랩의 설명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9월 공개된 백신 제조기업 모더나 광고인데요. ‘코로나19가 당신의 인생을 멈추지 않도록’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광고는 인생을 즐기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영위하고자 하는 A세대의 심리를 정확히 겨냥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시장 점유율 증가, 전 소재 평균 VTR 60% 이상 획득 등 유의미한 성과도 냈죠.
박혜진 국장은 “시대가 변하면서 대중이 선망하는 A세대의 모습도 바뀌었다”며 “A세대에게는 다른 세대에서 발견할 수 없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마케팅 과정에서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면 동년배 소비자뿐 아니라 MZ세대까지 사로잡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A세대 타깃 전략②
시니어라고 부르지 마세요
P&G의 시니어 치약이 실패한 건 포장지에 ‘50세 이상’이라는 낙인이 찍혔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제품을 ‘시니어용’으로 홍보하는 건 A세대 마케팅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실수인데요.
실제 시니어랩이 진행한 집단심층면접조사(FGD)에 따르면요. 50~60대 소비자는 “실버 소리는 죽을 때까지 안 듣고 싶다” “꽃중년이든, 그레이든, 액티브 시니어든 다 거부감이 든다” “5060 식품이라고 하면 늙은이만 먹는 것 같아 별로다”고 답했습니다. 박혜진 국장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A세대는 고령층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소위 ‘나이든’ ‘노인’ 집단에 소속되는 걸 꺼려하는 경향이 있죠. 따라서 ‘시니어를 위한’이라든가 ‘시니어용’ 등 나이 든 소비자의 스테레오타입을 반영한 커뮤니케이션은 피해야 합니다.”
‘에이징 비즈니스’의 저자 이의훈 카이스트 기술경영학부 교수도 비슷한 말을 전합니다. 이의훈 교수는 저서에서 “노인을 위한 제품이라고 홍보하면 실패한다”며 “이들의 욕구는 지금의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시니어 메시지는 숨기는 것이 성공한다”고 말합니다.
대신 개인화 마케팅을 펼칠 것을 권하는데요. 그는 “나이 든 사람들은 살아온 궤적, 경험, 소득 수준 등에서 다양한 세분 집단이 존재한다”며 “메시지를 개별화해 접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집단”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는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과 다르지 않은 접근법이죠.

대표적인 사례로는 CJ ENM과 시니어랩이 협력해 진행한 라이프스타일 채널 tvN스토리의 리브랜딩을 꼽을 수 있습니다. tvN스토리는 시니어 타깃 전문 채널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시니어를 위한’ ‘시니어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성장하는 어른을 위한 채널’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A세대의 자기계발 욕구를 자극했는데요.
박혜진 국장은 “시니어를 하나의 집단으로 묶지 않고 ‘지식의 이면을 탐구하는 데서 즐거움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세분화해 리브랜딩을 진행한 점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합니다.
A세대 타깃 전략③
나이 대신 기능을 부각하세요
마지막 A세대 타깃 전략은 제품의 기능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사실 A세대를 겨냥해 제품을 개발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느냐일 텐데요. 시니어랩은 고령층을 겨냥했다는 사실을 숨기되 타깃이 필요로 하는 소구점을 부각하기를 권합니다.
예를 들어 직관적인 UI·UX, 정보 큐레이션, 편리하고 감성적인 서비스 등 A세대를 위해 개발한 좋은 기능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기능을 부각해 좋은 반응을 얻은 사례로는 미국의 자동차 브랜드 링컨(Lincoln)이 꼽힙니다.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인 링컨은 미국 내 보유자 연령층이 평균 55세로 높은 편에 속하는데요. 2020년 출시된 SUV 신차에는 운전자가 탑승하거나 짐을 실을 때 자동으로 높이를 낮춰주는 기능이 새롭게 탑재됐습니다. 다분히 시니어를 위한 기능이었지만, 링컨은 마케팅 과정에서 ‘시니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기술의 변화만을 강조했고 이는 A세대에게 제대로 통했습니다.
이를 앞선 P&G 치약 사례에 적용해 보면요. 50세 이상이라는 단어 대신, 해당 치약이 약해진 치아와 잇몸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나아가 건강한 치아가 즐거운 삶을 영위하는 데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강조했다면 A세대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니어를 위한 제품을 선택할래요, 아니면 기능이 좋은 제품을 선택할래요?’라고 묻는다면 모든 A세대가 당연히 후자를 택할 겁니다. 예를 들어 시니어 식품을 판매할 때는 영양소나 효능을 강조하고, 시니어 금융 상품을 출시했다면 필요한 정보만 큐레이션해서 알려주는 기능을 부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A세대도 다른 세대처럼 디지털 광고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면 자연스럽게 구매를 할 테니까요.”
시니어 광고 실패 사례로 가장 유명한 건 아마도 하인즈일 겁니다. 케첩으로 잘 알려진 미국 식품 회사 하인즈(Heinz)는 1955년 60세 이상 고령자를 위한 노인식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가 성하지 않은 노인들이 유아식을 즐겨 먹는다는 점에서 착안한 건데요. 예상할 수 있듯 노인식 통조림은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 받았습니다. 이게 70년 전 일입니다. 이제는 시니어 소비자를 이해할 때도 된 것 같습니다.
제작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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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유정 (070-7775-9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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