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말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자사 앱에 ‘인스파이어’ 탭을 추가했습니다. ‘아마존식 틱톡’이라는 비유에서 알 수 있듯, 제품 관련 숏폼 영상을 모아볼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사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구매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인스파이어가 잘 됐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지만요. 아마존 같은 회사가 이런 기능을 출시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영상 콘텐츠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마케팅에서 영상 콘텐츠의 비중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광고에만 활용됐다면, 지금은 상세페이지나 리뷰, 라이브 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몰 내 다양한 영역으로 입지가 넓어지는 모양새입니다.

기업들이 영상에 집중하는 이유는 구매전환율 개선에 효과가 있어서입니다. 미국 마케팅 컨설팅 회사 Invesp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상세페이지에 영상 콘텐츠가 있을 경우 구매전환율이 최대 8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존이 공개한 자료는 더 극적인데요. 아마존은 영상 콘텐츠가 있는 제품의 구매 가능성이 3.6배 더 높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은 ‘체험’이 어렵다는 이커머스의 한계를 보완합니다. 상대적으로 보정이나 과장이 어려운 영상은 글이나 이미지와 비교해 제품을 사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입니다. 최근 소비자들이 유튜브나 SNS에서 제품 영상을 검색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영상 콘텐츠를 온라인 쇼핑몰에 활용하는 데 제한이 있었습니다. 기술과 비용 문제 때문인데요. 웹페이지 용량에 한계가 있다 보니 분량이 길거나 화질이 좋은 영상을 올리기 어려웠고요. 유튜브 영상 링크를 가져온다 해도 로딩 속도가 느려지거나, 소비자가 직접 재생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점에서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을 방해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한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영상 커머스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GIF는 옛말… 고화질 영상도 상세페이지에

영상이 효과를 발휘하는 온라인 쇼핑몰 영역 중 하나는 상세페이지입니다. 그간 일명 ‘움짤’이라고 불리는 GIF가 활용됐는데 화질이 낮은 데다 페이지 용량의 한계로 로딩 속도가 저하된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한 게 서비스형 비디오 테크놀로지 기업 카테노이드가 개발한 숏폼 비디오 플랫폼 ‘찰나’입니다.

찰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숏폼 영상을 활용할 수 있는 노코드(No-code) 비디오 서비스입니다. 찰나를 이용하면 쇼핑몰 상세페이지에 고화질 숏폼 영상을 올릴 수 있습니다. 사스(SaaS) 서비스이므로 페이지 용량을 잡아먹지 않아 웹사이트 로딩 속도가 저하되는 문제도 없죠. 따로 재생 버튼을 클릭하지 않아도 자동 재생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찰나 관계자는 “아마존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지 로딩 속도가 0.1초 늘어날 때마다 1%의 매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로딩 속도의 개선이 이커머스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다양한 리서치 보고가 존재하는 만큼, 상세페이지 내 GIF가 숏폼 영상으로 대체되는 현상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필연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상세페이지의 영상 콘텐츠는 실제로 기업의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찰나 고객사인 아웃도어 브랜드 케이투코리아그룹의 온라인 자사몰 케이빌리지는 “자사몰에 영상 콘텐츠가 늘어날 때마다 로딩 속도가 저하되거나 해상도 조절 시 품질이 저하되는 이슈가 발생했다”며 “지난해 말 진행한 블랙아웃위크 이벤트에서는 찰나를 통해 고품질 영상을 자사몰 전반에 활용함으로써 330만 회의 유입량을 기록하는 등 당초 목표치 대비 129% 개선된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 리뷰로 제품 신뢰도 높여

영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영역은 리뷰입니다. 리뷰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입 아픕니다. 한국소비자연맹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가운데 72.4%가 리뷰가 없는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요.

특히 최근에는 영상을 통해 실제 사용 모습을 살펴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유튜브나 SNS에서 제품을 검색한다는 건 보통 이 영상 리뷰를 찾아본다는 걸 의미하죠. 즉 영상 리뷰는 일반 리뷰보다 위·변조가 어렵고 사진보다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매 전환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습니다.

기업이 영상 리뷰를 손쉽게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AI 리뷰 마케팅 솔루션 브이리뷰에 따르면, 밀키트 F&B 브랜드 정직한 밥상은 브이리뷰 도입 후 구매전환율이 15배 상승했고, 프리미엄 반려동물 쇼핑몰 멀로(Merlot)는 반품률이 80% 수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상 리뷰는 믿을 만한 후기를 통해 구매를 유도하고, 소비자의 반품을 줄인다는 점에서 이커머스 마케팅의 필수 전략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정직한밥상 관계자는 “제품을 먹음직스럽게 보여줘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것은 밀키트 업계에서 당연한 전략이지만 간혹 과도한 연출이 고객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 있다”며 “정직한밥상은 고객이 남긴 영상 리뷰와 큰 차이가 없도록 상세페이지를 제작함으로써 고객이 확신을 갖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재구매를 쉽게 유도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로 온·오프라인 연계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의 역할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023년 3조원 규모인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6년 1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시장의 성장세만큼 라이브 커머스를 지원하는 플랫폼도 다양한데요. 네이버 쇼핑 라이브나 유튜브 라이브 쇼핑과 같은 영상 플랫폼이나 쿠팡 라이브, SSG 라이브 등 이커머스 플랫폼 내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입니다.

라이브 커머스는 특히 ‘타임 딜’로 활용되는데요. 한정된 시간에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타임 딜을 통해 소비자를 빠르게 유치할 수 있고요. 영상을 통해 제품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것은 물론, 고객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응답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홈쇼핑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식품이나 뷰티 쪽에서만 성행할 것 같은 라이브 커머스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보일러 기업 경동나비엔은 주기적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합니다. 보일러가 생활 필수 가전임에도 정보 찾기가 어렵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인데요. 라이브로 고객 상담 요청을 받은 뒤 해당 지점에서 현장 상담 및 계약 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Grip)의 오명석 본부장은 “라이브 커머스 특유의 실시간 소통과 현장감을 활용하면 온라인 상에서 오프라인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예컨대 전통 시장의 반찬가게가 어떤 재료로 반찬을 직접 만드는지 라이브로 진솔하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소비자는 상세페이지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제작 장준영

출처: 디지털 인사이트(DIGITAL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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