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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는 뭉툭한 브랜드를 쳐냅니다” 김해경 앤드류와이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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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인사이트 릴레이 인터뷰

마케팅,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디지털 인사이트>가 생성형 AI부터 팬덤마케팅, 커뮤니티, 브랜딩까지 마케팅 각 분야 전문가 5인을 만나 궁금증을 물었습니다. 올해 시장은 어땠을까요? 내년의 가장 핫한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소개합니다.

2007년 영국에서 창간된 모노클은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입니다. 월 평균 8만 부가 발행될 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데요. 모노클은 자신들의 독자를 ‘글로벌 기업의 경영인 및 자본가’로 정의하고 이들을 위한 책을 만들지만요. 실제 독자 직군은 훨씬 다양합니다.
왜 당초 설정한 독자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노클을 읽을까요? 브랜딩 컨설팅 랩 앤드류와이어스의 김해경 대표는 “타깃을 뾰족하게 설정한 덕”이라고 말합니다.
"모노클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명확한 가치가 존재합니다. 콘텐츠 주제부터 톤 앤 매너, 표지, 책의 크기와 분량, 심지어 광고 디자인까지 모든 것이 ‘글로벌 자본가’라는 핵심 독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제작됐기 때문입니다. 설령 글로벌 자본가가 아니라도 이 가치에 동의하고 또 동경을 품는 사람이라면 모노클을 읽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요."
김해경 앤드류와이어스 대표
비단 모노클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모든 매력적인 브랜드는 고객을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기업은 드물 테지요. 그럼에도 많은 기업이 브랜딩에 실패하는 이유는 타깃을 좁힐수록 고객이 줄어들 것이란 두려움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20년 차 브랜드 컨설턴트인 김해경 대표는 고객이 적을 것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불분명한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그는 “소비자는 뭉툭한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확신을 갖고 자신만의 경로로 날아가는 화살(브랜드)에는 누구나 뒤를 돌아보게 돼 있다”고 전합니다.
경기 불황으로 작은 브랜드의 생존이 더 어려워졌습니다. “2025년에는 브랜드와 제품을 더욱 뾰족하게 깎아낸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김해경 대표를 만나 브랜딩의 본질을 물었습니다.

타깃을 더 뾰족하게 정의하세요
브랜딩 관점에서 2024년은 어떤 해였나요?
경기 침체로 거대 시장이 위축되면서 작은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다양한 소규모 브랜드가 태동한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을 것 같습니다. 어떤 브랜드가 살아남을 거라고 보시나요.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브랜드죠.
밀접한 관계라면…
좁게 보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뜻하지만, 저는 브랜드와 고객이 만나는 모든 접점을 강조해요. 브랜드의 색, 철학, 목소리가 일관되게 드러날 때 고객은 매료되고 팬을 자처하거든요. 또 그렇게 형성된 관계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질 때 그 자체로 최고의 마케팅이 되기도 하죠.
고객 접점을 신경쓴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가요?
소비자 여정의 모든 단계에서 고객 중심의 전략을 취한다는 뜻인데요. 머그컵 판매를 예로 들면, 광고, 상세 페이지, 고객 응대, 사후 피드백 등 기본적인 마케팅 활동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고객이 받아볼 택배 박스의 크기와 재질, 테이핑 상태, 완충재 종류까지 신경써야 고객과 제대로 된 관계를 맺을 수 있어요.
고작 머그컵 판매하는데 완충재 종류까지 신경써야 되나요?
누가 제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중요한 문제일 수 있어요. 만약 환경에 관심이 많은 타깃을 염두에 두고 머그컵을 브랜딩했는데, 포장을 비닐 뽁뽁이로 했다면? 홍보, 마케팅, 제품 개발 과정에 아무리 공을 들였어도 소비자는 실망하고 말 겁니다. 결국 브랜드 타깃이 누군지 명확히 알고 있다면 ‘어디까지 신경써야 할지'는 자연스럽게 도출된다고 생각해요.

타깃 정의가 우선이라는 뜻이군요.
맞아요. 브랜딩 과정에서 타깃은 정말 있을 법한 인물로 선명히 그려내는 게 중요해요. 보통 ‘방배동에 사는 30대 맞벌이 신혼부부’ 등으로 타깃을 정의한 뒤 충분하다고 생각들 하지만, 이건 단순한 인구학적, 지리학적 구분일 뿐 타깃 정의로는 부족해요. 저 분류에 포함된 사람들은 거의 모든 면에서 서로 다를 테니까요.
어떻게 하면 타깃을 뾰족하게 설정할 수 있을까요? 가치 기반으로 대상을 정의해보세요.
예컨대 ‘스파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도 유니클로나 자라(ZARA), 코스(COS)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우선하는 가치가 다를 겁니다. ‘격렬한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따라 나이키와 아디다스, 언더아머 중 하나를 선택하겠죠. 이런 가치의 조합을 최대한 다양하게 규정해볼수록 인물은 구체화됩니다. 바로 이 인물이 우리 브랜드가 정의하는 타깃이 되는 것이죠.
타깃을 좁힐수록 고객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대상이 적은 걸 걱정할 게 아니라 불분명한 걸 두려워해야 합니다. 대부분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타깃을 넓게 정의해요. 하지만 뭉툭한 화살로는 어떤 소비자도 설득시킬 수 없어요. 다들 ‘이건 나를 위한 게 아니야’라고 생각하며 쳐내거든요. 반면 뾰족한 화살은 타깃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까지 뒤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설령 1차 타깃이 아닐지라도, 그 브랜드가 누군가에게 적합하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매력을 느끼는 게 사람 심리입니다.
그렇게 정의한 타깃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어떡하죠?
성과가 안 좋다고 판단되면 조준점을 새로 겨냥하면 되죠. 적어도 어떤 타깃이 우리 브랜드에 매력을 못 느끼는지는 알게 됐으니까요. 넓고 뭉툭한 화살은 조정도 불가능해요.

2025년, 브랜드의 본질에 집중할 때
브랜딩을 주제로 연재 중인 아티클을 무척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타깃을 뾰족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이야기 외에도 브랜딩 페르소나, 미션 스테이트먼트, 브랜드 목적과 가치 등 유독 원론적인 내용을 강조하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시대가 변화했으니 브랜딩과 마케팅의 형태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마테크가 발전한 뒤로는 모두가 비슷한 방식으로 이 업에 임하고 있어요. 기업이 도드라지기 위해선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답은 기본에 있다고 봤어요. 브랜딩 컨설팅 랩 앤드류와이어스를 세운 이유이기도 하죠.
기업이 원하는 건 매출 상승일 텐데.
우리 브랜드의 목적과 가치를 잘 모른다면 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방향을 설정할 텐가요. 원론적인 이야기는 판단 기준이 돼요.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이윤 창출로 이어지죠. 예컨대 미션 스테이트먼트(사명문)는 ‘이 제품을 왜 사야 할까?’라는 고객의 질문에 대한 브랜드의 대답이에요. 이게 불분명한 상태로 고객을 설득하기란 어렵지 않겠어요?
2025년 마케팅 시장의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본질에 집중한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소비자는 진짜 브랜드에만 지갑을 열어요. 브랜드의 뾰족함은 더 중요해질 겁니다.

브랜딩을 시작하려는 작은 기업에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미션 스테이트먼트니 브랜드 페르소나니 하면 막막하죠. 그러니 우선은 고객 경험에 대해 생각해보길 권해요. 머그컵 이야기를 다시 하면, ‘이거 디자인 좋네’에서 그치지 말고 ‘누구에게 보기 좋을까?’ ‘여성이 사무실에서 쓸 제품인데 두 손가락으로 들기에 무겁지는 않을까?’ ‘머그컵에 적힌 문구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기 위한 디자인일까?’ 등 고객의 경험을 디테일하게 상상해볼수록 많은 것이 명료해질 겁니다.
브랜딩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밖이 아니라 안을 먼저 살펴야 해요. 두 가지를 자문해보세요. ‘우리 브랜드의 목적을 모든 직원이 알고 있는가?’ ‘각자 업무가 브랜드 목적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여기에 답할 수 없다면 브랜딩이 성공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외부 리서치보다 내부 직원을 먼저 살펴야 하는 이유는 요즘 시대에 기업이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은 문제해결 방식이기 때문이에요. 제품을 만들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들이요. 이는 모두 내부 인력들이 수행하는 작업입니다. 직원들이 브랜드 목적을 숙지하고 있다면 고객 경험도 확연히 달라질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요즘 편의점들이 리브랜딩 차원에서 간판을 바꾸고 있는데요. 그 비용의 반의 반을 들여 점주의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시키면 고객 경험이 완전히 달라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얼마 전 책 ‘가치라는 것’을 출간했습니다. 회사에서 개인의 가치 실현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업에서 가치를 찾으면 행복해져요. 저도 직장생활할 땐 생산성 중독자였는데, 어느 날 그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어요. 회사에서 ‘자아 칩’을 빼놓고 살 순 없겠다 싶었죠. 회사에서도 이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어요. 개인의 가치 실현이 조직의 가치 실현으로 연결되고, 이는 곧 이윤 창출로 이어진다는 게 20년 간 브랜드 컨설팅을 하며 내린 결론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사치스런 고민일 수도 있겠습니다.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목표 중심이 아니라 목적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회사에서도 충분히 연결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만약 개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회사를 사람을 상대하는 일, 문제 해결 요령을 훈련하는 장소로 삼을 수 있겠죠. 그러니 성급히 포기하지 말고, 자아 실현이 가능한지 집요하게 자문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어요.
브랜드 마케터 독자들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한다면?
생성형 AI는 취향이 없어요. 학습한 패턴을 보여줄 뿐이죠. 그러니 취향 찾기를 권합니다. 분명한 취향은 소비자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브랜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돼요. 단, 부디 좁게 파세요. 이것저것 손대면 한 가지도 제대로 못합니다. 언제나 적게 시도하는 것이 중요해요.
제작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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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도연 (070-7775-9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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