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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경험은 CX와 DX의 결합으로 완성된다” 허재남 퓨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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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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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디자인-개발-운영’ 내재화로 완성하는 고객경험
설계만 잘 해선 충분하지 않습니다. 고객경험을 완성하기 위해선 컨설팅부터
디자인, 구현, 운영까지 책임질 수 있는 회사가 돼야 합니다.
몇 년 전부터 디지털 에이전시 업계 분위기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멋진 비주얼’을 넘어 서비스 전체를 관통하는 ‘경험 설계’가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21년 차 디지털 에이전시 퓨즈(FUZ)가 4년 전 개발 자회사 네오와이드(NEOWIDE)를 설립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디지털 프로젝트 전 과정을 내재화해 더 나은 고객경험(CX)을 제공하기 위함이죠.
보통 웹 및 앱 구축 프로젝트는 ‘설계’와 ‘구현’이 서로 다른 회사에서 이뤄집니다. 디지털 에이전시가 서비스의 뼈대를 잡으면 외부 개발사가 이를 구현하는 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업무 분리, 책임 소재 혼선, 커뮤니케이션 문제는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허재남 퓨즈 대표는 “개발을 외주로 맡길 때면 기획 의도가 작업 과정에서 훼손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 회사에서 모든 프로세스를 진행하면 처음 구상했던 아이디어를 온전히 구현하기 쉽고, 이를 통해 고객사가 꿈꾸는 고객경험의 비전을 더 높은 수준으로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퓨즈의 슬로건은 ‘더 나은 고객경험(Better Experience)’입니다. 진정한 경험은 CX(Customer Experience)와 DX(Digital Experience)의 결합으로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개발 자회사 설립이라는 ‘초강수’를 통해 디지털 에이전시에서 고객경험 전문회사로 도약 중인 퓨즈. 지난 21년 간 과감한 도전을 마다하지 않은 허재남 대표를 만나 그의 CX 철학을 들었습니다.

21년 차 디지털 에이전시의 새로운 도전
1999년 모회사의 디자인사업부로 시작한 퓨즈는 2005년 독립법인으로 분사합니다. 오랜 업력만큼이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는데, 특히 커머스, 금융,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플랫폼 구축 분야에서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후 2021년 기술 개발 전문 자회사 네오와이드를 설립하며 컨설팅부터 설계, 구현, 운영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원스탑’ 역량을 갖춥니다.
국내에 제대로 된 개발 조직을 갖춘 디지털 에이전시는 드뭅니다. 대부분의 디지털 에이전시가 디자인 전문 회사로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규모가 큰 곳 중에는 개발 팀을 갖춘 곳이 제법 있어도 대부분 서포트 조직일 뿐, 프로젝트 단독 수주가 가능한 규모의 조직을 보유한 회사는 퓨즈가 유일합니다.

퓨즈가 네오와이드를 설립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지난 10년 간 국내 에이전시 업계의 UIUX 수준이 상향평준화됐습니다. 차별화를 고민하던 와중 구현 문제가 눈에 띄었습니다. 저희가 최선의 디자인을 설계해도 개발사에서 구현이 어렵다며 거절하면 타협한 결과물에 만족해야 합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에이전시가 최종 프로덕트까지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개발을 외주로 맡기면 고객경험이 온전히 구현되기 어려운가요?
개발사는 종종 “그건 구현이 안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데, 개발이 실제로 어려운 경우도 더러 있지만 보통 낮은 수익성과 부족한 리소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에이전시가 요구한 걸 모두 붙잡고 있다간 다른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길 테니 나름대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죠. 개발을 외주로 돌리면서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자회사가 있으면 그런 문제는 줄겠군요.
맞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디자인과 개발 조직이 한 방향을 보고 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조금 귀찮고 복잡해도 ‘더 나은 고객경험’이라는 공통된 목적이 있으니, 힘을 합쳐 최선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당연히 처음 구상했던 대로 구현되는 비중도 크게 늘었죠. 또 서비스 구축 후 사후관리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퓨즈와 네오와이드, 두 회사를 함께 운영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가능한 통합 프로젝트 중심으로 수주하려고 노력합니다. 세스코, 경동나비엔 구축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입니다. 한편으로는 네오와이드가 단독 프로젝트를 맡게 될 때 신중히 접근합니다. 자칫 일이 너무 바빠져 퓨즈와 협력해야 할 때 그 역량을 모두 발휘하지 못한다면 본말전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같은 불황에 프로젝트를 선별해 진행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닐 것 같습니다.
‘구현을 제대로 못하면 반쪽’이라는 생각으로 네오와이드를 세웠으니까요. 더 나은 고객경험을 향한 고집인 셈입니다.
이렇게까지 고객경험에 진심인 까닭이 궁금합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더 나은 고객경험이란 무엇인가요?
요즘 플랫폼은 모두 비즈니스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고객사와 실제 사용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 경험을 추구합니다. 사용자가 쓰기 쉽고 유용해야 하며, 동시에 비즈니스적으로 유의미한 행동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이쁘다고 사용자를 설득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으니까요.
네오와이드 설립 이후 프로젝트 결과물도 더 좋아졌나요?
그렇습니다. 현대해상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가 기억납니다. 현대해상 관계자가 말하길, 당시 진행했던 여러 프로젝트 가운데 퓨즈 프로젝트가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하더군요. 다른 프로젝트의 경우 에이전시와 개발사 간의 잡음 때문에 일정이 지연되거나 결과물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저희와 진행한 프로젝트는 자신들이 원하던 그림이 그대로 구현됐기 때문입니다.
대표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왜 다른 디지털 에이전시는 개발 조직을 내재화하지 않는지 궁금해집니다.
이 또한 선택과 집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디지털 에이전시는 디자이너 출신 대표님이 세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른바 ‘디자인 DNA’를 갖춘, UX를 잘 설계하는 데 강점이 있는 회사들입니다. 아무래도 개발은 낯선 영역이다 보니 쉽사리 시도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퓨즈는 다른가요?
저는 디자이너 출신이 아닙니다. 대학에서 전산학(컴퓨터공학)을 전공했죠. 개발 실력이 실무자 수준은 아니지만, 매커니즘을 알고 있고 그들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으니 회사를 운영할 자신은 있었습니다. 이런 배경이 남들과 다른 회사를 운영하는 비결이 된 것 같습니다.

퓨즈, 시작부터 CX에 진심이었다
퓨즈의 지난 21년은 더 나은 경험을 위한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허재남 대표는 퓨즈의 역사를 크게 세 번 쪼갭니다. 1기는 설립(2005년)부터 2010년도까지입니다. 초기엔 패션 사이트에서 두각을 보이다 이후 이커머스와 수도권 대학교 홈페이지 구축 프로젝트를 주로 맡습니다.
2기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입니다. 지금의 퓨즈를 만든 시기로, 쟁쟁한 경쟁사를 제치고 미래에셋 전체 리뉴얼 프로젝트를 따내며 보험 업계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게 됩니다. 이후 노하우를 살려 은행 및 카드사 프로젝트까지 도맡으며 ‘금융권’ 하면 떠오르는 국내 대표 디지털 에이전시로 자리잡는 데 성공하죠. 그 다음이 바로 현재, 통합 역량 내재화에 초점을 맞춘 3기입니다.

퓨즈는 이커머스와 금융권을 대표하는 디지털 에이전시입니다. 언뜻 연관이 없어 보이는 두 영역에서 퓨즈가 강점을 발휘할 수 있었던 비결이 궁금합니다.
이커머스는 설립 전 디자인사업부 시절부터 해왔던 분야라 이미 많은 노하우를 갖춘 상태였습니다. 이후 진출한 보험 업계는 저희로서도 큰 도전이었는데요. 사실 보험과 이커머스 플랫폼은 의외로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둘 다 결국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 지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 노하우를 살려 “보험도 B2C 상품 거래 플랫폼처럼 만들어보겠다” 고객사를 설득했습니다. 이후 사용자가 상품을 이해하고 가입하기 쉬운 보험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전산학이라는 대표님의 독특한 배경은 그간 어떤 도움이 됐나요?
처음엔 미대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아킬레스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기술 영업 PT를 직접 하니 고객사가 많이 좋아해주더군요. 그 덕에 수주한 프로젝트도 적지 않습니다. 약 15년 전 대학교 홈페이지 구축 프로젝트를 할 때는 대학교 전용 CMS(콘텐츠관리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이때부터 디자인과 개발의 결합을 시도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오랜 시간 이 업계에 있으며 UX 산업의 다양한 변화를 몸소 느꼈을 것 같습니다. 과거엔 UX가 디자이너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모든 직무가 지녀야 할 기본 소양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은데요. 이처럼 UX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어떻게 변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디지털 에이전시 업계를 놓고 보면, 과거에는 ‘이 디자인 누구 거야?’라고 할 만큼 스타일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사용성과 연결된 문제 해결력’이 진짜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습니다. 이에 많은 디지털 에이전시가 UX 라이팅이나 UX 리서치 같은 ‘비주얼 바깥의 UX’에도 주목하는 분위기죠. 일반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UX를 두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는 다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그 딱딱하다는 국방, 조선 회사조차 장비 안에 탑재되는 GUI를 사용하기 쉽게 바꾸는 등 UIUX 개념을 도입하고 있으니 말 다했죠.
그럼에도 UX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고객사가 있다면 어떻게 설득하나요?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UX나 CX란 욕망과 경험에서 비롯되는 직관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좋은 UX를 설계하는 건 어려워도, 괜찮은지 아닌지 판단하는 건 고객사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먼저 초안이라도 만들어 보여주세요.

최근 신사옥으로 이전했습니다. 통창 구조와 중정, 테라스 등이 눈에 띕니다. 외부 건축가와 함께 대표님도 직접 설계에 참여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아이디어가 반영됐는지 궁금합니다.
신사옥에도 퓨즈의 고객경험 철학을 반영하려 노력했습니다. 단순히 예쁜 건물을 넘어 실제 사용자인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하고 쉽게 몰입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는데요. 대기업에서 일할 때 가장 아쉬웠던 점은, 건물 외관은 멋진 반면 내부는 정형화돼 직원 입장에서 답답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이번 신사옥은 특히 개방감을 살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생성형 AI 기술이 UI·UX, 개발 영역을 침범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자이자 한 명의 UX 전문가로서 이런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자신이 아는 지식을 점검하고 보완해주는 용도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선 AI 때문에 에이전시가 힘들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AI는 만능이 아닙니다. 고객사가 원하는 걸 파악하고, 디렉팅하는 건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AI로 작업 효율은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우리는 더 높은 수준의 업무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퓨즈의 인재상은 어떤 사람인가요?
다양한 도메인 지식을 갖춘 사람입니다. 더 나은 고객경험을 위해선 다른 산업을 벤치마킹하는 게 중요합니다. 고객사가 보지 못한 것을 담아내려면 해당 업계 넘버원뿐 아니라 타 산업의 UX, CX 아이디어까지 접목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퓨즈가 과거 보험 플랫폼에 이커머스 노하우를 접목시킨 것도 같은 접근법이죠.
‘더 나은 고객경험’을 위해 오늘도 치열히 고민 중인 기획자와 디자이너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우리 회사 리더들에게 자주 하는 말을 빌리자면, 배우가 되세요. 훌륭한 배우는 일상 생활에서도 배역에 몰입한다고 합니다. 최대한 많은 걸 배역의 관점으로 관찰한다는 뜻일 텐데요. CX를 고민하는 기획자나 디자이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무엇도 그냥 흘려 보내지 마세요. 은행 프로젝트를 맡았다고 은행 앱만 볼 게 아니라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을 은행 앱과 연관시켜보라는 뜻입니다. 예컨대 신호등을 보고서 이를 메타포로 아이콘을 만들 수도 있겠죠. 진짜 나은 CX를 위해선 이 같은 ‘쟁이스러움’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작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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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희 (070-7775-9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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