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트렌드
    로고 대여가 아닌 리빌딩 라이선스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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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닥 라이선스를 활용한 코닥어패럴_출처: 코닥어패럴

     

    개인이 기업의 홍보수단을 자처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출퇴근길마다 홍대입구역에서 1020대로 보이는 승객들이 탑승하면 ‘코닥(카메라), 예일(대학교), CNN(뉴스)’ 등의 로고가 돋보이거든요. 모두 국내 기업이 해외 상표권을 활용해 제작한 라이선스 패션입니다.


    트렌드인 건 알지만 이색 마크가 늘어날수록 명성만으로 승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의문이 듭니다. 그렇다고 몰개성으로 보기엔 차별화된 핵심이 있을듯하네요. 깊게 살펴봤습니다. 로고가 뭐길래.

     


     

    Logo is me

     

    무신사는 라이선스 패션 트렌드에 대해 “선호하는 로고의 정체성을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무신사 스토어 랭킹 상위권 중 다수의 품목이 로고 플레이* 디자인이라고요. 널리 알려진 상표라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닙니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들은 단순히 인지도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원조의 헤리티지와 연결된 새로운 패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죠.”


    *로고 플레이: 브랜드명이 돋보이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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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예일

     

    예일대학교에 입학할 계획이 없어도 YALE 맨투맨을 구매하듯 디자인이 경쟁의 키포인트가 되지 않을까요? 무신사는 “디자인만으로 어필할 수도 있지만 브랜드 가치가 충족되지 않으면 재구매 유도는 어려울 것”이라며 “스토리가 없으면 지속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현재 해당 시장을 견인하는 건 1030대지만 40대에게 친근한 브랜드도 현시대에 맞게 재해석될 경우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요.


    한 패션 홍보 대행사 관계자는 라이선스 패션 트렌드가 컬러풀한 요소에 민감한 10대들에게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지난해까지 패션 신(Scene)은 스트리트 룩이 대세였습니다. 이 흐름을 타고 라이선스 로고가 지닌 자유로움이 차별화된 스타일로 사랑받았어요. 이제부터 ‘디자인’으로 승부를 봐야 할 타이밍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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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물론 모델의 위력도 한몫합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배우 공유하면 디스커버리를 떠올리듯 소위 모델에 따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만 살아남을 것 같다”면서 “몇 해 전부터 유행인 아이비리그 컷(헤어)과 예일룩이 맞물리며 라이징된 것처럼 특정 브랜드가 타 문화와 융합돼 유지될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덧붙여 이러한 유행이 3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네요.

     


     

    53년 동안 거듭된 상표 전쟁

     

    국내 라이선스 패션의 시작점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초반엔 해외 브랜드 상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방식이 전부였죠. 1973년 삼성물산이 국내에 론칭한 미국의 스포츠 웨어 ‘맥그리거’가 대표적인데요. 스포티한 재킷과 양말 및 블레이저 코트 등이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키자 연이어 이태리의 옴베르토 세베리와 소사이어티까지 수입합니다.


    1990~2000년대 내수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해외 본사들은 국내 기업과의 협업이 아닌 직접 진출을 단행합니다. 2007년 푸마가 이랜드와의 파트너십에서 단독 운영 체제로 전환한 것처럼요. 그득해진 해외 룩에 맞서 국내 업체들은 다른 산업군의 상표를 패션에 이식했습니다. 1997년 F&F가 미국 프로야구 리그인 MLB를 차용한 것이 최초입니다. 시그니처인 뉴욕 양키즈 볼캡과 스트리트 캐주얼룩을 선보이며 성공적으로 안착, 베트남과 중국 및 싱가포르에도 진출했죠. 올해 골드만삭스는 향후 5년간 중국 시장에서 MLB의 연평균 성장률을 30%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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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MLB

     

    이제 K-라이선스 패션 시장은 격전지를 방불케 합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한국 거래소 및 코스닥에 상장한 관련 기업들의 2021년 3분기 실적은 전년 동분기 대비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필름 회사가 패션을?

     

    코닥어패럴이 라이선스 브랜드에게 필요한 방향성을 시사합니다. 핵심 타깃인 MZ세대에게 필름 카메라가 낯선 점을 활용해 레트로 이미지에 방점을 찍었죠. 로고의 옐로&레드 컬러 및 엑타크롬 필름의 블루&옐로 등 코닥이 지닌 선명한 색감을 디자인에 적극 반영했습니다. 론칭 초반에 출시된 테스트 제품은 3회 차 재생산될 정도로 화제였다고요.


    코닥의 헤리티지가 녹아 든 패션은 3040대의 추억까지 상기시켜 소비층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죠. “코닥은 젊은 세대에게 경험한 적 없는 시대에 대한 로망을, 30대 이후 연령대에겐 필름의 추억을 소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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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코닥어패럴

     

    코닥어패럴의 지향점은 모든 라이프 순간을 함께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인도어 및 아웃도어용으로 구분짓기 보단 어느 곳에서나 어울리는 옷을 추구하죠. 판매량 중 재킷 및 아우터의 비중은 35%, 맨투맨과 가디건 등 캐주얼 제품군도 33%에 달합니다. 필름 카메라는 곧 출사를 연상시키는 만큼 ‘카메라백, 백팩, 메신저백’ 등 가방류도 인기 카테고리입니다.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원조의 세련된 컬러를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다양한 염색 및 워싱 기법들을 활용, 가벼우면서 따뜻한 본딩 소재와 고밀도 원단 등을 채택했다고 하네요.


    정체성을 인지시키는 마케팅에도 전념합니다. 예술·여행·아웃도어 등 브랜드 스토리에 걸맞는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오보이 매거진 및 5인의 포토그래퍼와 함께 콘텐츠를 제작하고 타투이스트와 댄서 등 자신만의 스토리를 가진 분야별 인물들을 화보 모델로 기용한 것이 대표적이죠.


    2020년 패션 업계에서 보기 드문 단편영화제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영화계에서 코닥의 입지가 강력한 점을 반영한 행보인데요. 해당 캠페인은 ‘단편영화, 패션필름, 스마트폰 숏필름, 일러스트’ 총 4개 분야에서 400여 편의 작품을 출품시키며 신예 영화감독과 아티스트를 발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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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주사진관에서 기획한 팝업스토어_출처:코닥어패럴

     

    대구 봉산동 문화 거리의 흑백 사진 전문점 석주사진관에서 팝업스토어를 꾀한 것도 코닥스러운 전략입니다. 상품 코너뿐 아니라 무료 인화 서비스 및 영화제 수상작품 전시 등 여러 즐길거리를 마련했죠. 서핑 명소인 강원도 고성의 복합문화공간 이스트사이드 바이브 클럽에선 휴가철 아이템과 사진으로 팝업을 채웠습니다. 캠핑 유튜버로 알려진 캠핑맨의 버거보이 매장에선 의류 전시와 코닥네컷 프로모션을 진행해 젊은층과 소통했고요.


    코닥어패럴의 운영사인 하이라이트브랜즈는 라이선스 패션 기획 과정을 ‘재창조’에 비유합니다. 로고를 옷에 옮기는 것만으로는 패션이 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오리지널 기반의 새로움을 창조해 그 자체로도 인정받는 존재가 돼야 한다고요. “원조의 상징성을 이해한 채 고객과 일관되게 소통해야 합니다.”

    취재 도중 기자는 가로수길의 유명 카페에서 매장 로고가 박힌 티셔츠 굿즈를 목격했습니다. 직원에게 판매량을 묻자 한 달 기준 5벌 내외라고 합니다. 상품에 원조를 연결 짓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네요.


    K-라이선스 패션의 주안점이 화제성으로 좁혀지지 않길 바랍니다. ‘이 브랜드가 패션을?’이라는 소식은 이제 진부할 수도 있으니까요. 앞으로는 어떻게(How) 이종의 분야로 승화시킬지 고민해야 할 겁니다.

     

     

     

     

    출처 : 바이브랜드(buybran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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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신혜련 (070-7775-9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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